가장 빨리 달린 선수는 누구일까?
지구에 사는 동물 중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은 치타인데, 치타는 100m를 약 3.2초 만에 달린다고 해요. 그리고 톰슨가젤은 3.7초, 얼룩말은 5.6초 만에 달려요. 반대로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동물은 달팽이입니다. 달팽이는 100m를 이동하는 데 43,500초(약 12시간)가 걸리죠.
사람 중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기록은 계속 달라지므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경기를 기준으로 알아보았어요.
미국의 애틀랜타에서 열린 올림픽 100m 경주에서 캐나다의 도노반 베일리Donovan Balley 선수가 1위로 들어왔는데, 공식 기록은 9초 84였습니다. 그리고 200m에서 우승한 미국의 마이클 존스 Michael Johnson 선수의 기록은 19초 32였어요. 따라서 1996년까지는 이 두 사람이 가장 빠른 사람이었어요.
두 선수 중에 누가 더 빠를까요? 두 선수가 달린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단번에 빠르기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빠르기를 비교할 때에는 같은 시간에 달린 거리, 혹은 같은 거리를 달린 시간을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둘을 비교할 수 있을까요?
평균 속력과 순간 속력 구별하기
물체의 운동을 다루는 물리학에서는 걸린 시간과 이동거리가 다를 때에는 단위 시간당 이동한 거리를 비교한답니다. 즉, 1초 혹은 1시간에 몇 m, 몇 km를 이동하는지를 두고 비교하는데, 이를 속력이라고 하지요. 그러므로 속력을 비교하면 누가 빠른지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답니다. 이제두 선수 중 누가 더 빠른지 속력을 구해서 비교해 볼까요? 속력이란 앞에서도 말했지만 단위 시간당 이동한 거리를 말하는데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속력 = 이동거리 /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
이 식을 가지고, 두 선수의 속력을 계산하면, 도노반 베일리의 속력은 10 16m/초이고, 마이클 존슨의 속력은 10.35m/초입니다.
이 결과를 통해 보면, 200m를 뛴 마이클 존슨이 100m을 뛴 도노반 베일리보다 속력이 0.19m/초 더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상하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짧은 거리인 100m를 달릴 때 속력이 더 빠르게 나올 것 같지 않나요? 그리고 신문이나 TV에서도 100m 경주의 우승자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과학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출발과 함께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력에 다다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여 최대 속력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약 2초의 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따라서 일정 구간을 달리는 데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리려면, 출발 후 최대의 순간 속력을 가장 빠른 시간에 도달하여 최대의 속도를 유지한 채 남은 구간을 달리는 것이 좋습니다.
100m 경주와 200m 경주에서 속도를 높이는 데 필요한 2초까지의 시간을 제외하면, 200m 종목이 최대 속력으로 더 오래 달릴 수 있지요. 따라서 평균 속력이 더 빠른 종목은 200m가 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속력이면 속력이지, 순간속력, 평균 속력, 최대 속력과 같이 속력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할 거예요.
위의 그래프를 보세요. 그래프에서 가로축은 시간을 나타내고, 세로축은 이동 거리를 나타냅니다. 또 그래프에서 굵은 선은 속력을 의미한답니다.
이 그래프를 보고 평균 속력과 순간 속력의 차이를 살펴볼까 해요. 그래프에 P와 Q의 두 점이 보이죠? 물체가 P점에서 출발하여 Q점을 지나가고 있어요.
평균 속력과 순간 속력을 각각 구해볼까요? 먼저, 평균속력은 이동한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이에요. P점에서 Q점까지의 이동 거리는 세로축에서 보면 15m-5m = 10m이고, 걸린 시간은 5초-3초= 2초입니다. 따라서 평균속력은 ’10m/2초= 5m/초’가 되는 거죠.
이번에는 순간 속력은 구해볼까요? 순간 속력이란 어떤 물체가 특정한 시각을 지나는 그 순간의 속력을 말하고, 위 그래프에서는 그 점을 지나는 직선의 기울기에 해당해요.
P점의 순간 속력을 구해봅시다. 순간 속력은 그래프에서 주어진 시각의 기울기에 해당하는 값이라고 했으니까, 기울기를 구하면 되겠죠?
P점에 표시된 직선의 기울기는 세로축에서 증가한 양, 즉 ‘5m – 0m= 5m’을 가로축이 증가한 양, 즉 ‘3초-1초 = 2초’로 나눈 값이에요. 따라서 순간 속력은 ‘5m÷2초 = 2.5m/초’가 되는 거죠.
이 그래프에서 평균 속력은 5m/초이고, 어떤 한 지점의 순간 속력은 2.5m/초였으니까, 확실히 평균 속력과 순간속력은 다른 값이라는 것을 알겠지요? 과학에서는 평균 속력과 순간 속력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므로 그 차이를 잘 알아두어야 해요.
정리해봅시다. 앞에서 도노반 베일리의 속력은 10.16m/초이고, 마이클 존슨의 속력은 10.35m/초라고 했을 때, 이들 속력은 평균 속력을 말해요. 그리고 출발한 지 약 2초가 지난 후에 도달하는 최대 속력은 순간 속력을 말하지요. 따라서 당시에는 마이클 존슨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사람이 확실해요.
마이클 존슨이 그렇게 빨리 달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그것은 마이클 존슨이 달리는 모습을 보면 잘 알 수 있답니다.
마이클 존슨은 출발선에서 몸을 아래로 기울인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로 잔뜩 웅크렸어요.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은 출발할 때 몸에 부딪히는 공기의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서이고, 또한 순간적으로 다리를 폈을 때 얻을 수 있는 추진력을 크게 얻기 위해서였어요. 마이클 존슨은 가장 먼저 최대 속력에 도달했고, 최대 속력을 끝까지 지켜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랍니다.
이를 볼 때, 마이클 존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훈련 과정이 아주 과학적이었기 때문일 거예요. 따라서 과학을 모르고서는 훌륭한 코치도, 선수도 탄생할 수 없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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